간식을 기다리는 눈빛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손에 간식을 들고 뚜봉이를 바라보면 잠깐 눈이 마주칩니다. 뚜봉이는 제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 아는 것처럼 얼굴을 들어 올립니다. 저는 바로 건네지 않고 그 얼굴을 한번 더 보게 됩니다.

오래 함께 지내면서 수없이 봤던 눈빛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처음 우리 집에 왔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때도 뚜봉이는 먹을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습니다.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뚜봉이보다 제 마음이 훨씬 많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간식을 건네기 전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집에서 뚜봉이에게 간식을 주려고 할 때면 짧은 기다림이 생깁니다. 제가 손에 든 것을 바라보는 뚜봉이와 그 얼굴을 내려다보는 저 사이의 시간입니다.

뚜봉이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간식을 향하던 시선이 제 얼굴로 올라오면 저도 모르게 잠깐 손을 멈춥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먹을 것을 주고 말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짧은 순간에도 뚜봉이 얼굴을 살펴봅니다.

오늘도 같은 눈빛이구나 싶다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새롭게 느껴집니다.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길지는 않습니다. 간식을 건네면 금방 끝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 몇 초가 제게는 꽤 익숙하고 반가운 시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 눈빛을 오래 보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주말마다 뚜봉이를 집에 데려오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저는 원래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 털이 날리는 것도 걱정됐고, 청소나 돌보는 일이 늘어나는 것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뚜봉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궁금해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강아지가 집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어색했습니다.

처음 뚜봉이가 먹을 것을 바라보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선뜻 다가오기보다 조금 떨어져서 가만히 쳐다보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 눈빛이 무슨 뜻인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뚜봉이와 눈을 맞추려고 한 적도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뚜봉이는 그저 우리 집에 와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을 텐데 저는 가까이 오는 것부터 부담스러워했으니까요.

주말이 반복되면서 제 손도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바뀐 날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특별히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아들이 한 주 데려오고, 다음 주말에 또 데려왔습니다. 처음에는 멀찍이 바라보던 저도 어느새 뚜봉이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게 됐습니다.

가끔 간식을 건네기도 하고, 가까이 오면 손을 내밀어 쓰다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뚜봉이가 먹을 것을 기다리는 모습도 익숙해졌습니다. 예전에는 강아지가 저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어색했는데 이제는 제가 먼저 그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간식을 건네는 일은 별것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작은 행동이 달라진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고 있으니까요.

같은 눈빛을 보고도 느끼는 마음은 다릅니다

뚜봉이는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도 먹을 것을 바라봤습니다. 지금도 간식이 있으면 제 손과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 모습을 보면 예전과 지금의 얼굴이 겹쳐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뚜봉이의 마음을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간식을 먹고 싶어서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고, 제가 혼자 그 눈빛에 여러 뜻을 붙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하게 달라진 것은 제 행동입니다.

예전에는 뚜봉이와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간식을 주기 전에 얼굴을 한번 보고, 눈이 마주치면 괜히 웃음이 납니다.

삼겹살을 먹는 날마다 뚜봉이가 늘 같은 자리에 앉던 모습을 적은 “삼겹살 먹는 날이면 늘 같은 자리에 앉는다”라는 글도 생각납니다. 그때는 뚜봉이가 앉는 자리가 익숙해졌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자리가 아니라 눈빛입니다. 함께 지낸 시간이 쌓이면서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작은 모습들이 하나씩 기억에 남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간식을 건네기 전에 한번 바라봅니다

간식을 주는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제가 간식을 들면 뚜봉이가 바라보고, 저는 잠깐 눈을 맞춘 뒤 건넵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인데도 가끔은 오래전 생각이 납니다.

아들이 처음 데려왔을 때만 해도 제가 이렇게 뚜봉이에게 간식을 주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때는 털과 청소 걱정부터 했던 사람입니다.

이제는 뚜봉이가 무엇을 기다리는지 궁금해하고, 작은 눈빛 하나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특별한 감정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날은 그냥 간식을 건네고 지나갑니다. 또 어떤 날은 잠깐 얼굴을 보다가 처음 우리 집에 왔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오늘도 손에 간식을 들고 뚜봉이를 내려다봤습니다. 뚜봉이는 여전히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눈을 맞춘 뒤 손을 조금 낮췄습니다. 뚜봉이가 간식을 받아먹었습니다. 익숙한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조금 전 저를 바라보던 눈빛은 한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함께 보면 뚜봉이의 생활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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