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면 스스로 그만 먹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뚜봉이가 먹던 것을 멈췄습니다. 저는 처음에 별생각 없이 보고 있다가 다시 뚜봉이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조금 전까지 먹던 아이가 더는 먹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기 냄새만 나도 먼저 달려오는 뚜봉이였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니 앞에 먹을 것이 있으면 계속 먹으려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잠시 뚜봉이를 바라보다가 혼자 웃었습니다. 제가 뚜봉이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먹던 것을 멈춘 모습이 뜻밖이었습니다

뚜봉이는 평소 고기 냄새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집에서 고기를 준비하면 부르지 않아도 가까이 왔습니다. 삼겹살을 먹는 날에는 늘 앉던 자리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봤으니 제 머릿속에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뚜봉이의 모습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던 것을 멈추는 모습을 보니 조금 의외였습니다. 더 먹을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는 한동안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특별히 이상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먹던 것을 그만 먹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제게는 처음 보는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보이던 모습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면 계속 먹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가 먼저 잘못 짐작했던 것 같습니다.

뚜봉이가 고기 냄새를 맡고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으니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계속 먹으려고 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뚜봉이가 언제나 그렇게 행동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먹고 싶어서 가까이 오는 모습은 금방 알아봤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반대로 먹기를 멈추는 행동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날 뚜봉이가 먹던 것을 그만두는 모습을 보고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가 불러서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예상한 것처럼 계속 먹지는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고 해서 언제나 끝까지 먹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도 떠올랐습니다

뚜봉이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는 먹을 것을 앞에 두고도 조심스러워했습니다. 가까이 다가오기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때는 저도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주말마다 데려오는 뚜봉이를 보면서 집 안에 강아지가 있다는 사실부터 어색하게 느꼈습니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 뚜봉이가 우리 가족과 익숙해지면서 행동도 달라졌습니다. 먹을 것에 관심이 있으면 가까이 왔고, 고기 냄새가 나면 먼저 찾아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전에 적었던 “고기 냄새를 맡으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아이”에는 그런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 글에서는 냄새를 맡고 달려오는 뚜봉이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였습니다. 먹으려고 다가온 모습이 아니라 먹던 것을 멈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뚜봉이인데도 제가 어떤 행동을 보느냐에 따라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달랐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모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뚜봉이와 지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행동을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냄새가 나면 가까이 오는지, 가족들이 움직일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도 예전보다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보니 오래 함께 지냈다고 해서 모든 행동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뚜봉이는 대단한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먹던 것을 그만 먹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제가 보고 싶은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기를 좋아해서 달려오는 행동은 여러 번 이야기하면서, 그만 먹는 모습은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번 한 번의 모습만 보고 뚜봉이가 언제나 알아서 먹는 양을 조절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날은 먹던 것을 멈췄고, 저는 그것이 뜻밖이었습니다.

그 정도만 기억해 두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은 먹는 모습보다 멈춘 모습이 남았습니다

평소라면 뚜봉이가 고기 냄새를 맡고 달려오는 모습에 먼저 웃었을 것입니다. 늘 앉던 곳에 자리를 잡고 바라보는 얼굴도 한 번쯤 내려다봤을 겁니다.

그런데 그날은 먹기를 멈춘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는 뚜봉이를 다시 바라봤습니다. 조금 전까지 먹던 아이가 더 먹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왜 멈췄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기보다 그날 본 모습 그대로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저도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갔습니다. 먹을 것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던 뚜봉이가 그날은 먹지 않는 모습으로 제 눈에 남았습니다.

함께 보면 뚜봉이의 생활 흐름이 더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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